KT,넷피아 죽이고 '파란' 띄우기?
주소창에 한글주소 입력시 '파란'에 검색결과 나열 추진
네티즌 두단계 거쳐야 원하는 홈피 접속…불편가중
넷피아 "자국어 인터넷서비스 종주국·수출등 차질"
KTH "성인 미인증 등 문제점 많아 공개 입찰" 해명
어떤 네티즌이 특정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가려고 한다면 지금은 주소창에 특정회사만 입력해도 그 네티즌은 바로 해당회사 홈페이지에 들어갈수 있다. 이는 (주)넷피아의 한글인터넷 주소서비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주소창에 한글이름 입력만으로 특정기관이나 회사 특정단체등의 홈페이지에 연결되는 한글주소가 무려 72만개에 달하고 이용자만 20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다음달엔 이같은 서비스가 상당수 사라지거나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T가 600만명의 메가패스 가입자들을 상대로 한글인터넷 주소를 KT의 자회사인 KTH의 '파란닷컴'검색결과로의 변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네티즌들은 예컨대 투데이코리아 홈페이지에 연결하기위해서는 우선 주소창에 '투데이코리아'라고 입력한후 파란닷컴의 검색결과에 투데이코리아 사이트주소나 '투데이코리아 바로가기'가 나오면 그 주소를 눌러야만 한다.
직접 연결됐던 홈페이지가 이젠 창 하나를 더 띄워가면서 두단계를 거쳐야만 접속할수가 있어 시간과 노력이 두배이상 늘어나게 된 것이며 메모리가 적은 저급 사양의 컴퓨터는 그 이상의 시간을 허비해야만 접속할수가 있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네티즌들은 불편해질수 밖에 없으며 이는 "주소창에서 바로 연결되고 있는 기업명, 상호, 브랜드명 등이 일순간 파란닷컴의 검색결과 페이지로 연결, 이를 통해 사용자의 불편함 등의 피해가 생기는데 이것은 마치 모든 전화번호를 114 안내로 보내는 것과 같다"는 것이 한글주소창을 개발한 (주)넷피아의 관계자의 이야기다.
이처럼 KT가 자회사인 KTH의 '파란' 페이지뷰를 늘리기위해 중소기업이 개발해놓은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를 무력화하려는 것에 대해 (주)넷피아는 "부당한 자회사 지원"이라면서 강력 항의하고 나섰다.
넷피아측은 "최근 KT/KTH가 전국민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회사명이나 브랜드명 등의 한글인터넷주소를 고객의 동의없이 KT 자회사인 KTH의 ‘파란닷컴’의 검색결과로 변경함으로써 콘텐츠 개발에 의한 공정한 경쟁이 아닌 모(母)회사가 부당하게 지원하는 방법으로 다른 포털과의 경쟁을 시도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말했다.
넷피아는 "이는 단순히 자회사 KTH의 검색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넷피아와 한글단체, 정부기관, 기업, ISP, 대학 등이 공동으로 동참하여 이룩한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 전체를 파괴하는 심각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최근 많은 기업과 기관이 동참하고 있는 ‘한글@한글’(예: 홍길동@육군) 형태의 한글e메일주소 서비스도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잇따라 발생할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한글인터넷주소를 유료로 사들인 경우가 많은데 사실상 한글인터넷주소가 사라지게 되면 이들 회원의 민형사상 클레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게 넷피아측의 설명이다.
넷피아측은 “한글인터넷주소를 우리 민족에게, 자국어 인터넷주소를 세계인류에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10여 년간 자국어(한글)인터넷주소를 통한 정보격차 해소와 대한민국을 자국어인터넷주소의 종주국으로 만들기 위한 일념 하나로 일해왔는데 이제 10년간 심혈을 기울여왔던 이같은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호소했다.
넷피아측은 "최근 자국어 인터넷주소의 세계화에 적극 나서 미국, 일본, 터키, 칠레, 몽골, 레바논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내달 멕시코 말레이시아등을 포함, 금년까지 20여 개 국가에 자국어인터넷주소를 보급할 방침"이었다고 말했다.
넷피아는 "이를 통해 자국어인터넷주소 종주국 자리매김은 물론 수출증대 및 국제표준화등을 추진할 수있게됐는데 이 모든 것이 와해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KTH측은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은 와전된 것이며 넷피아등 관련업체들로부터 25일까지 제안서를 받아 오는 26일 공개경쟁을 통해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 형태 및 지속여부등을 결정한다"면서 "현단계에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명했다.
KTH측은 또 "현재 한글인터넷주소는 선점자 원칙에 따라 전혀 관련이 없는 회사가 한글인터넷주소를 가지고 있는 사례가 있어 부정확한 사이트를 연결해주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섹스' '포르노'등 키워드는 주소창에서는 성인인증이 되지않는다는 문제점 등이 있어 이번에 재검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경오 기자 iko@todaykorea.co.kr
2006-09-2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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